책가옥
책가가 있는 음악의 집 책가옥 용인에 있는 책가옥은 작곡가 이두헌이 2020년 2월 오픈한 카페 겸 복합 문화공간이다. 책가옥이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책과 함께 자신의 소품들을 수납하거나 걸어둘 수 있게끔 목수와 합작해 제작한 진열대 책가(冊架) 에서 영감을 얻었다. 책가는 책도 보관하고, 거문고를 걸어두기도 하고, 애주가는 술병을 진열하는 등 양반들이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했다. 입구에서 만나는 닻 모양의 설치미술 작품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른들은 닻이 아니냐 하고, 아이들은 촛대를 닮았다고 하는데 정작 작가는 해석하기 나름 아니겠냐며 보이는 대로 생각하시라 말했다고. ‘사람들은 원래 삼각형 지붕의 집에 살았잖아요. 요즘에 와서야 네모 지붕 아래 살고 있는 거죠.’ 이두헌 대표의 말이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우리가 삼각지붕 아래 있다는 것이 더욱 실감 나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원래의 집은 사람들이 모이고 끊임없이 이야기가 오가며, 취향이 공유되고 물론 아늑하게 쉴 수있는 공간이었다. 책가옥은 원래 우리가 알던 집이라는 공간에 그의 음악 취향과 신중한 안목이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책가옥의 시그니쳐인 책가는 맞춤 제작 후 총 아홉 번의 옻칠을 입혀 완성되었기에 멀리서 봐도 고급스러운 광택이 단번에 눈에 들어온다. 진열 소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기타였다. 공간의 마스터인 이두헌은 어릴 때부터 기타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85년 그룹 다섯손가 락의 멤버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는데, 만능 음악인 다운 그의 면모가 책가옥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 있었다. 실은 여기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책가옥은 영업이익을 최대로 실현하겠다는 목적성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았다. 부지 유형상 건물을 4층까지 쌓아 올려 임대 업을 하면 임대료를 받을 수도 있었고, 정문을 열고 들어서면 만나는 긴 복도에 설치된 미술작품으로 방문객들에게 사색에 잠기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주는 대신 복도를 없애고 앞의 공간까지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