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디스코
불판 위 다섯 남자의 뜨거운 춤사위 폭발하는 에너지
불고기 디스코
안녕하세요. 불고기디스코 여러분. 인디씬에서 떠오르는 아티스트죠.
우선 멤버 개개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송 : 안녕하세요. 불고기디스코의 보컬 이현송입니다.
동현 : 만나서 반갑습니다. 불디의 기타리스트 김동현입니다.
형균 : 드러머 김형균이라고 합니다. 불고기디스코에서 홍보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준규 : 불고기디스코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는 이준규입니다.
정욱 : 여러분 안녕하세요. 허정욱입니다. 불디의 엔지니어로 연주 외적인 일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매한 따끈따끈한 신보 「DISCOVID」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해볼게요. 불고기디스코답게 DICSO/VID(EO)와 코로나 시대를 저격한 DIS/COVID라는 이중적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거 같아요.
「DISCOVID」는 어떤 앨범인가요?
정욱 : DISCOVID라는 단어, 기존에 없었던 단어죠? 제 기억이 맞다면 현송이가 처음 이 단어를 꺼냈던 것 같아요.
현송 : 그냥 처음에는 알파벳 놀이였죠.
정욱 : 근데 그게 너무나 참신했어요. 사실 저는 올해 밴드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영상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소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려고 했었거든요. 비디오라는 매체에 더 다가가려고 한거죠.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코로나라는 상황, VIDEO, DISCO… 모든 게 맞아떨어졌어요. COVID를 막아내는 DIS가 되기도 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성인 VIDEO가 되기도 하는 이 중의적인 표현이 너무나 멋졌습니다. 그래서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이번 앨범의 제목이 되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모든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되었습니다. 현송이도 즉흥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아마 이 모든 것들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나왔던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준규 : 수록된 곡들도 COVID와 맞닿아있죠.
정욱 : 네 맞아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은 총 5곡으로 Instrumental 버전 한 곡과 기존 싱글 한 곡이 재수록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3곡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그 3곡의 노랫말이 대체로 코로나 상황을 다양한 측면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트랙 ‘김칫국’에서는 무엇이든 간절히 바란다면 정말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 지를 한국의 정서로 풀어낸 곡입니다. 래퍼 뱃사공이 피처링을 해줬죠. 이어지는 ‘숨타령’은 레게의 형식을 차용하여 마스크 따위 쓰지 않아도 되는, 더 나아가서는 그 무엇도 숨을 조여오지 않아 마음껏 맑은 공기로 숨 쉴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곡이 고요. 싱글로 선공개하기도 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 ‘alright!’은 “모든 건 다 괜찮아질 것이야.”라는 긍정적이고 희망찬 느낌을 주려 했어요. 기존의 미디 프로그래밍 버전에서 밴드 실연 버전으로 대체되며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는 맛있는 소리에 춤을 출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번 앨범의 작업 과정에서 있었던 특히 기억나는 에피소드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정욱 : DISCOVID의 제작에서 그 결과물을 얻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 습니다. 계속해서 난항을 겪으니까 감정적인 영역까지 뻗치는 순간이 왔었죠. 음악인으로서 이런 과정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대화가 필요했고 계획이 즉흥적으로 바뀌기도 하며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서로 따뜻하게 다시 말을 주고받으면서다 같이 해결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인간적으로 더성장할 수 있게 그 방향을 제시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고, 역시 이 친구들은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현송 : 밴드가 성장해가는 당연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일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저희가 불고기디스코라는 밴드를 하면서그 행복과 즐거움을 가져가려면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밴드로서의 숙명이죠.
동현 : 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모두가 더 여유를 가지고 하면 될 것같아요. 시간의 문제였을 뿐, 다른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준규 : 저희끼리 해프닝이 있었지만 잘 넘어갔어요. 서로의 마음과 열정을 한번 더 확인하고 끈끈해진 게 더 큰 이득인 것 같아요.
형균 : 저는 좀 다른 얘기인데요. 뭔가 마법 같은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여러 상황들이 있긴 했지만 꿈만 같고 재밌었습니다.
현송 : 사실 이런 답변 자체를 숨길 수도 있고, 멋있는 부분만 어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근데 이렇게 먼저 멤버들이 꺼내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다들 대단하고 고맙네요.
정욱 : 아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자체 제작했습니다. 요즘은 다 유튜브로 음악을 소비하는 시대잖아요. 곡은 너무 좋은데 영상이 없다고 생각하 니깐 너무 아쉽더라고요. 마음 같아선 저희 노래 하나하나마다 뮤직 비디오를 다 찍고 싶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영상장비가 다 있거든요.
그 덕에 제작비도 많이 아낄 수 있었고요, 조명 렌탈료 빼고는 딱히 지출한 부분이 없는 것 같아요.
정식 멤버로 사운드 엔지니어가 구성되어 있는 흔치 않은 조합이고,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음악활동을 해오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불고기디스코로 모이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동현 : 저희는 정욱이 빼고 다 같은 학교 동문이거든요. 엄청 오래 본 사이예요. 다들 각자 자기 위치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을 때 저희끼리 “우리 언제 한번 밴드 하자!”라는 소리를 정말 많이 했었 어요. 그러던 와중에 진짜로 불고기디스코를 준비하게 됐죠. 당시 정욱이는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음악 작업을 의뢰하면서 오랜만에 연이 다시 닿게 되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고 이제 불고기디스코의 ‘가을이왔어’를 정욱이한테 마스터링을 맡기게 되면서 불고기디스코와 정욱이가 처음 만나는 시점이 왔습니다.
정욱 : 저는 기본적으로 뮤지션은 아니잖아요. 엔지니어인데도 가을이왔어라는 곡을 듣고 ‘와, 이 밴드는 정말 같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크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애들한테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 더니 흔쾌히 수락해주면서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준규 : 엔지니어가 밴드한테 같이하자고 하는 일이 웬만해선 없거든요. 거기서 저희도 정욱이 형을 받아들였고 지금도 멤버로 엔지니어가 있는 밴드가 된 게 신기한 거 같아요.
정욱 : 저는 진짜 진심으로 같이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기존 4명의 활동에서 제가 나머지 퍼즐을 맞출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컸고요. 엔지니어로서 기본 밴드 구성에서 많은 측면에 큰 도움을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형균 : 이왕 놀 거, 술 마실 시간에 같이 음악 하면서 놉시다.
멤버분들이 현재 담당하는 악기 말고도 다른 악기들도 잘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현송씨 같은 경우 전공이 드럼이잖아요. 차후에 서로 역할을 바꿔 이벤트성 공연을 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송 : 이건 저희끼리도 많이 얘기하는 부분이에요. 심지어 딱 1년 전 경록절*에 그런 공연을 했었죠. 드럼인 형균이 형이 잠깐 미국에 가게 되어 경록절에 참여를 못하겠다 싶었는데 형균이 형이 그냥 자기 빼고 해 보라며 준비했었죠.
형균 : 제가 빠지면서도 하라고 시켰어요. 동현이보고 드럼 치라고 하고 정욱이가 기타 치고.
현송 : 형균이 형이 자기 때문에 경록절에 참여를 못하진 않았으면 하더라고요.
형균 : 그만큼 저희에겐 크라잉넛 형님들과 경록 형님의 에너지가 중요한 거죠.
정욱 : 좀 다른 얘긴데, 이게 저희 유튜브가 활성화된 계기이기도 해요. 경록절을 준비하며 기타를 잡았지만 제가 제대로 연주해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난리도 아니었는데 마침 향니의 지향이가 찾아와서 그 광경을 촬영했었어요. 혼자 보기 아깝더라고요. 그걸 브이로그로 살리게 되며 라이브 방송까지 이어지게 된 거고요. 나중에도 기회 되면 스위칭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준규 : 제가 원래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해서 색소폰을 불고 있거든요. 근데 정욱이 형 입에 한번 물려 줬더니 완전 날아다녀서 약간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송이 형 드럼 잘 치는데 언제쯤 볼 수 있나요?
현송 : 아무데서나 안칩니다.
준규 : 비싸네요.
형균 : 나는 뭐냐 그럼.
현송 : 아 형은 메인이잖아요.
* 크라잉넛의 베이스, 한경록의 생일 축하 공연.
2007년에 시작된 작은 생일 파티가 매년 이어지며 홍대의 3대 명절로 자리 잡았다.
불고기디스코에게 DISCO란?
현송 : 저희의 마인드이자 모토입니다.
정욱 : 뭔가 정형화된 디스코의 계보보다는 춤 출수 있게 만드는 모든 음악이 디스코라고 생각해요.
준규 : 현송이 형의 말처럼 장르의 정의보다는 흥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현송 : 알게 모르게 중독되어 있고,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잃지 않고, 신나고 유쾌한 웃음이 넘치는 그순간. 그걸 디스코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형균 : 저희 조카가 아직 어린아이거든요. 고구마를 먹더니 어느 누구도 춤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갑자기 춤을 막 추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맛있어서 기분 좋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한 건데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에 디스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끝으로 2021년에 이루고 싶은 불고기 디스코의 목표를 들으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준규 : 저는 2021년에 코로나가 전부 종식되고 페스티벌 한 번만 해보고 싶습니다.
동현 : 저도 같은 생각이고, 마스크를 좀 벗고 여러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연하고 싶습니다.
정욱 : 저는 좀 비즈니스적인 답변을 할게요. 불판기획 매출 억 달성, 불고기디스코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 명 달성.
형균 : 늘 얘기하는 것처럼 2021년이 끝날 때까지 저희 5명이서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큰 목표예요.
현송 : 사람들 앞에서 신나게 공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쭉 직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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