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경계를 뛰어넘은 넘사벽 가창력의 소유자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Louise Franklin)


1967년 7월 미국 디트로이트 시의 거리를 뒤덮은 노래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Respect’ 라는 노래였다. 디트로이트 시에는 ‘8마일 로드’라 불리는 도로가 있는데 백인과 흑인, 부유층과 빈곤층을 나누는 경계선이나 다름없었다. 눈앞의 차가운 콘크리트 벽 앞에서 좌절만 하던 흑인들은 결국 폭발하여 거리로 나왔다. 백인 경찰들이 8마일 로드의 남쪽 무허가 술집을 단속하던 중 흑인 손님들을 대거 체포한 게 화근이었다. 디트로이트 거리에는 수많은 흑인들의 노래가 한 목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고 자신들의 인권에 대한 존중을 바라는 간절함으로 가득 찼다.

‘소울의 여왕(Queen of soul)’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큼 대단한 가창력을 가진 아레사 프랭클린은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오디션 본인의 길을 우직하게 가는 사람이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 모피 반대론자들의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당당히 모피 코트를 입고 나와 본인의 노래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그렇다. 그녀의 인생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인권운동가이자 피아니스트이며 싱어송라이터인 아레사 프랭클린을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번 달은 ‘소울의 여왕’이란 닉네임을 가진 아레사 프랭클린과 함께합니다! 팬들에게 인사 부탁 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를 사랑해 주는 팬 여러분!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돼서 기쁩니다. 저는 피아니스트이자 가수인 아레사 프랭클린입니다.

Q 감사합니다. 먼저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A
 물론이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건 5살 때쯤이었을 거예요. 보통은 교회에서 성가를 부르며 지냈죠. 교회 합창단에 들어가 노래하고 피아노 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14살에 처음으로 앨범을 내게 되었죠. 그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났어요. 그곳에서 콜롬비아 레코드의 스타 매니저 겸 음악 프로듀서였던 존 하몬드(John Hammond)를 만났죠. 그를 만나 무려 9장의 앨범의 낼 수 있었어요. 그때는 진짜 모든 장르의 노래를 불렀던 것 같아요. R&B, 재즈, 팝,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들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었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제 모든 앨범에 재즈풍이 강해서 그때까지도 저만의 목소리와 노래를 찾지는 못했어요. 그런던 중 아틀란틱 레코드를 만난 덕분에 레이 찰스와 루스 브라운 같은 멋진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죠. 특히 제리 웩슬러와 함께 일하면서 여러분들이 지금까지도 사랑해 주시는 제 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었죠.

Q 어린 시절 교회에서 대단한 친구를 만났다고 하셨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요?
A
 맞아요! 샘 쿡(예명, Samuel Cook)! 대단한 친구죠! 샘과 저는 10대 때 교회에서 매주 진행하는 일요일 저녁 프로그램에서 만났어요.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는데 그 친구가 계단으로 내려오는 것을 봤어요. 당시 샘은 브라운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죠. 저는 샘만큼 매력적인 남자를 본 적이 없었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죠. 오 마이 갓! 어쩌면 그날 샘이 이렇게 유명한 가수가 될 거라고 이미 짐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샘이 가스펠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에는 슬펐어요. 이후 차를 타고 가다가 샘의 ‘You Send Me’를 처음 들었는데, 그때 차 안은 마치 광란의 파티와 같았죠. 다른 장르도 금방 그렇게 잘할 수 있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친구예요.

Q 소울 퀸과 킹이 처음 만나게 되는 귀한 자리였네요! 저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유명해 졌으려나요?(웃음) 이외에도 그래미 시상식에서 파바로티를 대신해 노래를 불렀던 유명한 일화가 있죠?
아! 그래미 어워드요. 그때가 1998년인가… 그날 파바로티가 ‘Nessun Dorma’를 부른다는 소식을 듣고는 잔뜩 기대하고 있었죠. 그런데 시상식 진행자였던 스팅이 마이크를 잡더니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무대를 못하게 되었다고 말했어요. 정말 모두들 아쉬워했죠. 그래서 제가 그 곡을 부르겠다고 했어요. 파바로티의 음역대를 제가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무대에 오르기 전 가사를 외우고 오케스트라와 맞춰 볼 수 있는 시간은 약 15분가량 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무대는 무사히 잘 끝났고 다행히 관객들도 좋아해 주었어요. 저한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죠.

Q 당시 함께했던 많은 관객들에게 굉장히 특별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지금 그 영상을 다시 봐도 15분 만에 연습한 무대라고는 믿기지 않거든요! 비하인드를 알고 많은 사람들이 또 한 번 놀랐을 것 같아요. 하지만 놀랄 만한 무대가 더 남아있죠. 바로 지금까지도 최고라 불리는 6명의 디바가 함께한 ‘DIVAs LIVE’ 공연 인데요. 기억하시죠?
(웃음) 네, 기억해요. 마침 리허설을 할 때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노래를 하다 에어컨 바람이 느껴지면 공연을 멈추기도 해요. 무대 위의 바람은 목소리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그 무대 리허설 역시 에어컨 바람을 느꼈고 바로 리허설을 중단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시다시피 그 공연은 당시 내로라하는 여가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쉬운 무대도 아니었어요. 계속 맞춰오던 사람도 아니라 훨씬 어려웠죠. 그래서 그냥 평소 하던 대로 불렀어요. 어떤 사람은 그날의 제가 오버 싱잉 했다고 하는데, 글쎄요… 그날 따라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저도 신나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정말 흥겨운 무대였어요.

Q 저도 영상을 봤는데 감탄만 나오는 무대였어요. 무대를 함께 했던 캐롤 킹(Carole King) 역시 프랭클린이 가장 압도적이었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자, 이번에는 노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프랭클린의 노래 중 가장 많이 불리는 게 ‘Respect’인데요. 원곡자인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이 이제 자신의 노래가 아니라 프랭클린의 노래라고 했을 정도죠. 그런 의미에서 녹음 과정이 상당히 궁금한데요.
A
 글쎄요. 모두가 그렇듯이 저도 처음 레딩의 Respect를 듣자마자 너무 좋았고 바로 녹음을 결심했죠. 특히 제 여동생 캐롤라인과 에르마가 백업 보컬로 부른 후렴구 “Sock it to me!” 부분은 캐롤라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 당시 디트로이트 서쪽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피아노 앞에 앉아 창문 밖을 지나가는 차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성적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런 의미로 사용한 건 아니에요. 그냥 가사 그대로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Q 특히 프랭클린의 Respect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어요. 많은 인권 운동에서 불리다 보니 그 의미가 더욱 다양해지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연인 관계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존중. 다른 하나는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사회적으로 존중받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얘기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음…. 말씀하신 것처럼 인권 운동 때 제 노래가 그들의 목소리를 상징하는 것처럼 많이 불리긴 했죠. 하지만 녹음했을 때는 남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미가 많았어요. 하지만 더욱 포괄적인 의미에서 “나는 당신을 존중하며, 당신도 나를 존중해 주세요.”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구나 존중 받길 원하잖아요?

Q 좋은 이야기네요! 모두가 자신이 존중받길 원하지만 그만큼 타인을 존중해 주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저와 제 노래를 사랑해 주는 많은 팬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 노래 메시지처럼 남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신다면 조금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옆에 있는 가족과 이웃 안에서 존중이 이루어지다 보면 어느새 그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모두를 존중할 수 있는 사회가 오겠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해 줄 수 있을 때 우리는 정말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요.

저희 레전드를 통해서 책을 내시면 좋겠네요. 하하.
잘 부탁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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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매거진 7월호 vol.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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